수익성 · Profitability

3PL 화주사 수익성,
매출만 보면 안 되는 이유

3PL(third-party logistics) 사업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합니다. 매출은 분명히 늘었는데 통장에 남는 돈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 새로운 화주사를 유치하고, 물량이 늘고, 매출 그래프는 우상향하는데 마진은 점점 얇아집니다.

원인은 대부분 한 가지입니다. 매출만 보고 화주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단가가 좋다고 수익성이 좋은 게 아니다

3PL 계약에서 화주사마다 단가는 다릅니다. 출고 건당 ₩280인 화주사도 있고 ₩420인 화주사도 있죠. 직관적으로는 단가가 높은 화주사가 더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단가는 매출의 한쪽 면일 뿐입니다.

실제 수익은 이렇게 계산됩니다:

매출 − 인건비 − 보관비 − 간접비 = 진짜 마진

여기서 가장 변동이 큰 항목이 인건비입니다. 그리고 인건비는 작업 시간 × 시급으로 결정되죠. 즉, 같은 출고 1건이라도 어떤 화주사는 4분이 걸리고 어떤 화주사는 6분이 걸린다면, 인건비가 50% 차이 납니다.

왜 화주사마다 작업 시간이 다를까

같은 "출고 1건"인데 작업 시간이 다른 이유는 다양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쌓이면, 단가는 적정한데 작업이 많이 들어 실제로는 적자인 화주사가 생깁니다. 문제는 이게 매출 리포트만 봐서는 절대 안 보인다는 거죠.

실제 사례 — 한 3PL 센터는 출고 단가 ₩340으로 적정 수준인 화주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화주사는 비표준 박스에 합포장 비율이 높아 출고 1건당 6.2분이 걸렸습니다(팀 평균 4.5분 대비 +38%). 계산해보니 이 화주사의 실제 마진율은 6%에 불과했습니다. 매출 기준으로는 우량 고객이었지만, 실제로는 거의 남는 게 없는 계약이었던 겁니다.

진짜 마진은 네 가지를 함께 봐야 보인다

화주사 단위 수익성은 매출 하나가 아니라 네 가지 축이 함께 결정합니다.

이 중 가장 까다롭고, 대부분의 창고가 놓치는 게 인건비입니다. "이 화주사 작업에 우리 직원이 몇 시간을 썼는가"를 알아야 하는데, 작업이 측정되지 않으니 답할 수가 없죠. 매출은 청구서에 또렷이 찍히지만, 인건비는 현장에 흩어진 채 사라집니다.

그래서 핵심은 작업을 화주사 단위로 측정 가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흩어진 작업이 데이터로 쌓이는 순간, 그동안 보이지 않던 화주사별 진짜 원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측정을 얼마나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자동화하느냐 — 거기서 WMS의 실력이 갈립니다.

수익성 사분면으로 한눈에 보기

화주사별 마진이 계산되면, 이를 매출(가로축)과 마진율(세로축)의 사분면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각화하면 "어느 화주사가 진짜 돈을 버는지"가 1초 만에 보입니다.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적자 또는 저마진 화주사를 발견했다면 선택지는 세 가지입니다.

  1. 단가 인상 협상 — 작업 난이도에 맞는 단가로 재계약. 데이터가 있으면 협상력이 생깁니다.
  2. 작업 최적화 — 박스 표준화, 슬로팅 재배치, 합포장 규칙 개선으로 작업 시간을 줄입니다.
  3. 계약 정리 — 개선이 어렵다면, 그 자원을 더 수익성 좋은 화주사에 투입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출발점은 "우리가 실제로 얼마를 벌고 있는지 아는 것"입니다. 매출이 아니라 마진을, 그것도 화주사 단위로요.

3PL 사장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문은 "어느 화주사가 진짜 돈을 버나요?"입니다. 답을 모르기 때문이죠. 답을 아는 순간, 운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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